본식 500장, 고객이 다 넘기는 데 얼마나 걸릴까
"몇 분 걸려요?"라고 물으면 답할 말이 없었습니다. 그래서 재봤습니다.

고객에게 셀렉을 부탁할 때 가장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. "얼마나 걸려요?" 여기에 답을 못 하면 고객은 시작을 미룹니다.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일을 사람은 뒤로 넘기니까요.
그런데 작가도 답을 모릅니다. 한 번도 재본 적이 없으니까요. 저희도 마찬가지였습니다. 소개 페이지에 "셀렉은 3분"이라고 써뒀는데, 그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 확인해보니 아무 데서도 나오지 않았습니다.
그래서 재봤습니다
실제 갤러리 다섯 개를 처음부터 끝까지 넘겼습니다. 중간에 멈추지 않고 마지막 한 장까지요. 장수를 달리한 이유는, 사진이 많아지면 속도가 느려질 거라고 짐작했기 때문입니다.
| 사진 | 걸린 시간 | 장당 |
|---|---|---|
| 12장 | 13초 | 1.08초 |
| 30장 | 38초 | 1.27초 |
| 30장 | 49초 | 1.63초 |
| 119장 | 1분 34초 | 0.79초 |
| 513장 | 7분 48초 | 0.91초 |
짐작이 틀렸습니다. 장당 시간이 늘지 않았어요. 오히려 사진이 많을 때 조금 빨라졌습니다. 몇 장 넘기다 보면 리듬이 붙고, 판단이 빨라지는 것으로 보입니다.
이 숫자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
솔직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. 이 다섯 번은 사람이 아니라 자동화된 브라우저가 넘긴 것입니다. 화면을 조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지, 사람이 사진을 들여다보고 "이건 눈을 감았네" 하고 판단하는 시간이 아닙니다.
그러니 이 숫자는 하한선입니다. 실제 사람은 이보다 느립니다. 얼마나 느린지는 아직 모릅니다.
그래도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. 사진이 많아진다고 해서 시간이 기하급수로 늘지는 않는다는 것. 500장이 50장의 열 배쯤 걸리지, 백 배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.
고객에게는 이렇게 말하세요
정확한 숫자를 말할 수 없다면 범위로 말하는 게 낫습니다. "180장이고 10분쯤 걸려요" 정도면 충분합니다. 중요한 건 정확도가 아니라, 고객이 "이건 오늘 저녁에 끝낼 수 있는 일"이라고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.
재지 않은 숫자는 쓰지 않는다.
저희는 이 규칙을 세우고 소개 페이지에서 "3분"을 뺐습니다. 100장짜리라면 3분이 맞을 수 있지만, 본식 500장을 올린 작가가 그 문구를 보고 고객에게 "3분이면 돼요"라고 전했는데 실제로는 20분이 걸린다면, 그 순간 저희가 한 다른 말도 전부 의심받습니다.
앞으로 실제 작가님과 고객의 기록이 쌓이면 사람 기준의 숫자를 다시 적겠습니다. 그때는 재본 숫자일 겁니다.